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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
by 김준기 | Date 2020-03-13 15:28:53 hit 1,217

작품명 :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

내용 :

프리다의 그해 여름 ; 스몰 트라우마, 작다고 작은 것이 아니다.

 

근래 들어 학자들 사이에서는 마음의 상처, 즉 트라우마에 대한 개념을 확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그러니까 트라우마라고 하는 것을 생명이 위협받는 특별한 사건으로만 좁게 규정짓지 말고, 자신과 세상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합리적인, 잘못된 믿음이 갖게 삶의 모든 경험으로 조금 폭넓게 정의하자는 것이다. 몇몇 전문가들은 아예 트라우마의 종류를 빅 트라우마(Big trauma)와 스몰 트라우마(small trauma)로 분류하자는 의견을 내놓았다. “빅 트라우마”는 말 그대로 전쟁, 재난, 천재지변, 불의의 사고, 강간, 아동기 성폭행, 사랑하는 사람의 갑작스러운 죽음 혹은 이별 등과 같이 평범한 일상의 경험 범주를 넘어서는 “커다란” 충격적인 사건을 말한다. 빅 트라우마는 겁이 많은 사람이건, 용감한 사람인건, 소심한 사람이건, 대범한 사람이건, 아이건, 어른이건 상관없이 거의 대부분 인간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끔찍하고 강력한 사건이다. 반면 “스몰 트라우마”는 자신감 혹은 자존감을 잃게 만드는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을 말한다. 예를 들면, 어린 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살았던 경험, 엄마에게 심하게 야단맞거나 혹은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경험, 할머니에게 딸이라고 늘 멸시받았던 경험, 친구들로부터 반복적으로 놀림을 받은 경험, 너무 급한 나머지 수업시간에 교실에서 오줌을 싼 경험, 영어 발표에서 실수를 한 경험, 어릴 적 길을 잃어버렸던 경험 등등이 여기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자잘한 경험들은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빅 트라우마에 비해 위협적이지 않게 느껴진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직 자아기능이 충분히 발달하지 않은 아이들은 이러한 경험으로부터 얼마든지 정신적인 충격을 받고 압도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다. 게다가 스몰 트라우마는 짧은 시간에 한 번만 경험하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오랜 시간에 걸쳐 여러 번 반복하여 경험하기 때문에 축적된 부정적인 영향을 결코 가볍게 취급해서는 안 된다. “스몰 트라우마”에서 ‘스몰’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러한 사건들이 우리들의 일상생활 도처에 널리 퍼져있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지, 결코 이러한 사건들이 아이들에게 ‘작게’ 경험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스몰 트라우마가 빅 트라우마보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일으킬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그만큼 스몰 트라우마는 아이들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을 많이 미친다.

 

이러한 스몰 트라우마의 무시할 수 없는 부정적인 영향을 우리가 자주 간과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는 스몰 트라우마를 경험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자신의 고통을 부모나 주변의 어른에게 잘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아이들은 나름 사력을 다해 표현하는데, 어른들이 아이의 비언어적 표현을 듣고도 보고도 알아채지 못하는 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눈높이를 낮추어 사려 깊게 아이의 내면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아이들의 좌절과 고통의 표현은 부당한 욕심, 심통, 심술, 투정, 땡깡, 어리광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아이의 표현이 이렇게 해석되니, 부모는 그냥 어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전형적인 충고와 훈육을 하게 된다. “그렇게 떼쓰면 못 된 아이야!” “욕심내면 안 돼!” “언니에게 그러는 거 아니다!” “친구들과 사이좋게 지내야지” “그렇게 반찬투정할 거면 밥 먹지 마” “시끄러우니까 네 방에 들어가 있어!” 스몰 트라우마로 인한 좌절과 고통을 표현하고 있는 아이들에게 이러한 말들은 결국 “힘들어 하면 안 된다!”라는 메시지이다. 아이는 자신의 좌절과 고통을 아무리 표현해봐야 오히려 상황이 악화된다는 것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깨닫는다. 그럼 아이는 아예 입을 닫고 부모가 바라는 착한 아이가 되는 척을 하거나, 아니면 스스로 자신의 고통을 마취시켜 멍하게 버티기를 시작하게 된다. 아이가 선택한 두 가지 대처 방법의 결과는 생각보다 심각해질 수 있는데, 특히 후자가 조금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부모의 말에 순종하면 그나마 부모의 애정과 관심을 받으면서 아슬아슬하게라도 관계의 끈을 유지할 수 있지만, 얼어붙어 아무 표현도 않게 되면 아이는 “정말 이 세상에는 아무도 날 도와주는 사람이 없구나” 하는 절대적인 고원무립 상태에 빠지게 되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는 나중에 스스로 자기를 달래고 돌보는 방법(게임, 음식, 술, 마약, 자위행위 등등)에 매달리게 된다.

 

영화 <프리다의 그해 여름>이 보여주는 미덕은 엄마를 잃은 아이가 겪는 슬픔과 외로움을 철저히 아이의 눈높이에서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다. 감독 자신의 어린 시절 경험을 모티브로 영화를 만들어서였을까? 카메라 렌즈는 어린 아이의 감정의 결을 놀라우리만치 섬세하게 쫓아간다. 대도시인 바르셀로나에 사는 프리다는 엄마가 병으로 죽었다는 말을 전해 듣고, 며칠 뒤 짐을 싸서 카탈루냐 시골에 사는 외삼촌 집으로 이사 가게 된다. 생소한 환경, 낯선 인간관계 안으로 들어가려니 아무래도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프리다였는데, 다행스럽게도 그곳에는 자신보다 더 귀엽고 순진한 사촌동생, 부지런하게 자기를 챙겨주려는 외숙모, 자신을 웃게 해주려는 착한 외삼촌이 기다리고 있었다. 외숙모와 외삼촌 모두 프리다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친구가 없었던 사촌동생은 같이 놀아달라며 프리다의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며칠 동안은 별다른 사건 없이 시간이 잘 지나가는 듯했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프리다의 얼굴표정에는 뭔가 모를 불만족스러움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불만족스러움은 너무도 선명하고 강렬하여 숨겨지지 않았으니, 곧바로 눈에 띄는 행동을 통해 드러나게 된다. 프리다는 병원에 가면서 영문을 알 수 없는 심통을 부리고, 동생도 스스로 묶을 수 있는 신발 끈을 외숙모에게 묶어달라고 생떼를 부리고, 급기야는 어리숙하고 착한 사촌동생을 꾀여 위기에 빠트리고 심지어 다치게 한다. 당황한 외숙모와 외삼촌은 부부싸움도 하고, 프리다를 어르고 달래기도 해보지만, 이상하게도 프리다는 계속 엇나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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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적으로 대처하려고 노력하는 외숙모는 프리다에게 “뭐 때문에 그러는지 말하지 않으면 널 도와줄 수 없어”라고 말하지만, 사실 프리다는 표정과 행동 하나하나로 이미 많은 것을 표현하고 있었다. 프리다의 비언어적 단서들을 종합해 보면 “엄마가 없는 난 지금 참 슬프고 두려워. 그러니 난 특별한 애정과 보살핌이 필요해!”라는 말 아니었을까? 그러나 겨우 여섯 살짜리 소녀인 프리다는 엄마를 다시 볼 수 없는 상황이 어떠한 것인지, 상실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 자신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언어로 상세히 표현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이는 어른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서 얼굴표정으로, 행동으로 신호를 보낸 것인데, 그 비언어적 표현 이면에 있는 프리다의 감정을 읽어낼 수 없다면, 그녀의 행동은 이해할 수 없는 심통이나 혹은 욕심 많고 질투심 강한 철부지의 행동으로 보일 뿐이다. 영화 속 외삼촌 외숙모 부부는 분명 보통 수준 이상의 인내력과 포용력을 가진 사람들로 보인다. 그들은 어린 프리다를 불쌍히 여겨 최선을 다해 사랑해주려 노력한다. 그들은 분명 심성 착한 어른들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엄마를 잃은 프리다에게는 일반적인 기준의 사랑 그 이상의 특별한 보살핌과 돌봄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들은 알아채지 못했다. 외숙모와 외삼촌은 프리다의 내면의 깊은 고통을 캐치하고 공감하기에는 평범하게 행복한 일상을 살던 착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평범하고 행복하면 공감을 잘 하지 못한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결국 프리다는 그곳에서는 아무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리고는 야밤에 혼자 집을 떠나려는 무모한 시도를 한다. 그러나 막상 집을 떠나 어두운 숲으로 들어가니 주변의 어둠이 그녀의 두려움을 자극했고, 또 혼비백산하여 자신을 애타게 찾는 외삼촌 외숙모의 목소리를 들려오고 하니, 결국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 “지금은 너무 어두우니 내일 갈 거야”라며 서툰 경고를 날리면서 말이다. 그날 밤 피곤에 지쳐 잠이 든 프리다에게 외숙모가 다가와 뒤에서 부드럽게 안아주고 같이 잠이 든다. 한바탕 소동을 핀 프리다에게 외숙모는 “이제야 조금은 네 마음을 알 것 같아”하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해준 것이다. 그 덕분이었는지 다음날 프리다는 짐을 풀고 외숙모 외삼촌 집에서 조금 더 살아보기로 마음을 고쳐먹는다. 서먹했던 관계가 조금씩 풀리면서 그제야 프리다는 외숙모 외삼촌 그리고 사촌동생과 함께 지내는 데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끼기 시작한다. 그러자 프리다 비로소 자신의 속마음을 새 가족에게 들어낸다. 먼저 프리다는 자신에게 공부를 가르쳐주는 외숙모에게 “아줌마는 아프지 않을 거죠?”라고 물어보면서 믿고 의지하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언어로 살며시 부끄러운 듯 표현한다. 그 다음 표현은 갑작스럽게 비언어적인 방식으로 표출된다. 어느 날 저녁, 침대에서 동생과 외삼촌과 깔깔대며 뛰어놀던 프리다는 뜬금없이 서럽게 울어대기 시작한다. 새로운 가족 안에서 소속감과 안전감을 느끼게 되자 프리다는 비로서 엄마를 잃어버린 상실감을 온몸으로 표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순간 가슴이 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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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당신도 처음에는 어른의 시선으로 영화를 관람하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분명 주인공 프리다가 얄밉게 보일 것이다. 그러다가 영화 마지막에 프리다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순간, 프리다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아이로 보일 것이다. 참 신기한 체험이다.

 

PS ; 유독 착하고 어른 말 잘 듣는 아이에게는 “어른스러워서 보기 좋네”라는 칭찬의 말을 조심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나이에 맞지 않게 감정을 잘 참는 아이는 나중에 어른이 되어 어린아이 같은 어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어른 아이(Adult child)라고 한다. 서운함, 외로움, 두려움, 분노, 등과 같은 감정들을 오랜 시간 억누르고 부인하기 때문에, 이런 감정들이 나중에 어른이 되어 의식으로 올라오면 당황하거나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를 과도하게 비난하고, 지나치게 책임 지려하고, 다른 사람 눈치를 예민하게 살피게 된다. 즉 다른 사람의 칭찬에만 연연하게 되니, 어른 아이가 될 수밖에 없다! 프리다가 어른스러운 아이가 아니라 철부지 얄미운 아이인 것이 참 다행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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