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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원더
by 김준기 | Date 2020-02-13 17:34:35 hit 1,147

작품명 : [영화] 원더

내용 :

안 좋은 일은 늘 우리의 삶에서 일어나기 마련이다.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이 누구에게나 만만한 일은 아닐 것이다. 만약 누군가 당신에게 “참, 세상 속 편하게 사는 것 같아. 어쩜 그렇게 근심 걱정과는 완전 담 쌓은 얼굴이냐”라고 말한다면, 아마도 당신은 금방 발끈하여 “야, 나도 나름 힘든 삶을 살아왔거든”이라고 소리치고 싶을 것이다. 옛말에 현세에 태어난다는 것 자체가 곧 고행의 시작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언정, 누구에게나 삶은 마냥 편안한 산책길일 수 없다. 

 

“당신 주변의 모든 이들은 저마다 당신이 전혀 모르는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그러니 당신 옆에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친절히 대해 주세요.” 영화 원더에 나오는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인공이 하는 말이다. 꼬맹이가 뭘 안다고 저런 건방진 소릴 하나 싶겠지만, 이 오거스트 폴먼이라는 어린 친구의 짧은 인생은 보통 사람들은 쉽게 상상하기 힘든 치열한 전쟁의 연속이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선천성 안면기형이라는 희귀 질환을 갖고 태어나, 겨우 10살이 될 때까지 무려 27번이나 성형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 주사 맞고, 마취하고, 칼로 째고, 핀을 박고, 바늘로 꿰매고, 그것도 주로 얼굴에만 집중적으로 하는 수술을 27번이나 했으니 유아기에 그가 겪었을 신체적 고통, 마음의 아픔은 어떤 말로도 쉽게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어거스트의 전쟁이 여기서 끝난 것이 전혀 아니라는 것이다. 얼굴에 그토록 많이 손을 댔으니 그의 얼굴이 남들과 비슷할 수는 없는 노릇! 그의 얼굴은 주변의 또래들로부터 기피 대상, 혐오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괴물”, “변종”, “구토유발자”, “골룸”, “오크족” 정도의 별명을 늘 훈장처럼 갖고 살아야만 했다. 결국 다른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피하기 위해 어거스트는 집에서 혼자 지내거나, 밖을 다닐 때에는 우주 비행사 헬멧을 쓰고 다닌다. 영화는 부모님의 보호 아래 홈스쿨링을 하던 어거스트가 5학년이 되어 처음으로 학교에 가게 되면서 겪게 되는 결코 쉽지 않은 전쟁터에서의 생생한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어거스트가 처음 학교에 가는 날, 그러니까 잔뜩 긴장하여 전쟁터로 나서던 날, 연약한 아들을 험난한 전쟁터로 보내는 어거스트의 엄마 아빠가 보여주는 부모로서의 따스하면서도 든든한 태도가 내게는 영화 속에서 가장 감동적인 장면이었다. 어거스트가 처음 간 학교에 적응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엄마 아빠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어거스트를 보고 놀라고 무서워하고 놀릴 것이라는 것도 어른인 엄마 아빠는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세상에서 고립되지 않고 사람과 어울려 사려면 이 전쟁을 피해서는 안 된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기에 엄마 아빠는 간절한 심정으로 기도하며 어거스트를 학교로 보낸다. 막상 교문 앞에서 두려움에 떠는 아들에게 엄마 아빠는 이렇게 따뜻하게 안심시켜준다. “사랑해. 이따가 보자!” “혼자라고 느껴져도 넌 혼자가 아니야!” 이건 분명히 두려워하는 어린 아들의 몸과 마음을 안심시켜주며 다독여주는 공감과 연결의 표현이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사실 먼저 엄마 아빠가 자신들의 불안을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만 한다. “우리 아이가 아이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면 어떻게 하지?” “우리 아이가 너무 충격을 받는 것은 아닐까?” 하는 걱정과 불안이 부모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부모로서 먼저 이 걱정과 불안을 스스로 소화해 내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가 처음에는 힘들어 할 수도 있어. 그건 당연히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고 어쩔 수 없는 일이기도 해. 그래도 아이를 믿고 보내야지. 아이가 힘들어 하면 내가 언제든지 도와줄 수 있잖아?” 이런 식으로 부모가 먼저 마음을 정리 하고 침착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그래야 아이를 안심시켜주는 공감과 연결의 표현이 될 수 있다. 아이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부모가 먼저 소화하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말을 해도 결국은 부모의 불안과 걱정이 전달되기 때문에, 아이를 안심시키는데 실패 할 수밖에 없다.

 

대개 걱정과 불안이 많은 부모는 조언과 격려의 말을 해주려는 경향이 있다. “별 거 아니야. 두려워할 필요 없어. 넌 잘 할 수 있어.” 이는 우리가 흔히 할 수 있는 격려의 표현이다. 분명 힘내라고 응원해주기 위해 하는 긍정의 말일 것이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식의 표현은 대개 아이의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인간의 뇌)을 일깨우는 좋은 말이기는 하지만, 아이의 불안 반응이 폭발하듯이 일어나고 있는 변연계(limbic system, 포유류의 뇌)와 뇌간(brain stem, 파충류의 뇌)을 토닥여주는 효과는 전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러니까 어찌 보면 이러한 조언과 격려의 좋은 말은 오히려 아이의 불안을 살짝 외면하는 꼴이 되는 것이다. 몸은 별 것이 아니지 않은 것 같은데 별 거 아니라고 하는 말을 들어야 하고, 몸은 두려워하고 있는데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을 들어야 한다면, 과연 듣는 사람의 몸이 편안해질 수가 있을까? “이런 것 하나 못하면 도대체 뭐가 되려고 그래. 차라리 다 때려 쳐. 그럴 거면 하지 마” 이런 명백한 비난의 말만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다. 두렵고 힘든 상황에 처했는데 외면당하는 것도 아이에게는 상처가 된다. 피할 곳이 없는 느낌, 그냥 내쳐진 느낌을 받게 되니 말이다. 이렇게 되면 아이는 대개 자책을 하게 된다. 불안해하는 몸과 마음을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자신이 한심스럽게 느껴지는 것이다.

부모, 어른, 선생은 불안해하는 아이, 두려움에 위축된 아이에게 실질적인 편안함과 안전감을 제공할 수 있는 안전지대 역할을 잘 해야 한다. 쉽게 말로만 괜찮다고 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곁에 함께 있어주면서, 같은 편이 되어주고, 안전하게 보호해 줄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가능한 한 많이 손으로, 표정으로, 눈빛으로, 목소리 톤으로 부드럽게 아이를 만져주고(touching) 안아주어야(holding) 한다. 그래야 불안 반응으로 흥분되어 있는 아이의 뇌간과 변연계가 안정을 찾게 된다. 그런 면에서 보자면 영화 속 어거스트는 자신의 뇌간과 변연계에 안정감을 제공해주는 든든한 안전지대와 지지자가 꽤나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집, 가족, 얼굴을 가려주는 헬멧, 어거스트가 자주 상상 속으로 떠나는 우주여행, 애완견, 학교 친구들, 학교 선생님들, 누나 친구들 등등. 영화니까 그렇지 현실에서야 어디 그럴 수 있겠나 하는 씁쓸한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영화는 세상과 가장 힘든 전쟁을 치루고 있는 어린 아이에게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고 있는 안전지대와 자원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주변의 가족과 선생님들이 어떻게 어린 아이에게 전달해야 하는지를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PS;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어거스트 주변에 있는 다른 사람들의 상처도 객관적으로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모범생으로 조용히 학교생활 잘하는 누나 비아의 숨겨진 상처는 집안에 큰 병치레를 하는 사람이 있을 때 그로 인해 당연히 받아야 할 관심과 사랑을 양보해야 하는 아이의 상처를 잘 대변하고 있다. “어기는 태양.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는 태양 주변을 도는 행성이다. 난 엄마에게 숙제 한 번 도와달라고 한 적 없고, 아버지 잔소리 한 마디 듣지 않고 혼자서 늘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해야만 했다. 엄마가 날 한번이라도 봐주었으면 얼마나 좋을까?” 비아의 절절한 속마음을 들어보면, 아무런 표현을 하지 않는다고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 없는 아이는 절대로! 절대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김 준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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